
각자의 우주
정영한
데이원 멤버 8명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8개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과거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는 달걀흰자를 표백에 활용해 항상 노른자가 남았다. 그대로 버리기 아까워 디저트로 만든 게 에그타르트다.
쓰임이 없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불안과 그럴 때면 꼭 예상치 못하게 기회가 오곤 하는 인생이 마치 에그타르트 노른자같다.
고강용
빠르게 삶을 바꾸고 싶다면 물음표로부터 추진력을 얻을 수 있지만, 속도를 막론하고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 나는 구부러진 물음표를 펴기로 했다. ? -> !
오늘 하루도 감사하며! 작은 것에는 크게 기뻐하고!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시간들은 그럴 수도 있구나! 유연하게 넘겨야겠다.
고강용
어쩌면 늘 마주하던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다시 만 나 반가워하기 위해 낯선 곳으로 떠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의 목적을 리프레시 위주로 생각했었는데 사람 간의 관계가 회복되고 건강해지는 방법일 수도 있음을 알았다. 어서 이틀 지나서 부산에 가고 싶다. 혼자 바다보면서 멍하니 생각에 잠기고 싶다.
고강용
전세를 뒤집는 저력은 빈손에서 나오는 법이다.
더 내려갈 곳이 없어보이면 다양한 시도를 해본다. 하나라도 얻어걸려라. 그 과정을 겪어본 경험이 훗날 노련함으로 발현되리라 믿는다.
고강용
생활반경으로부터의 일탈이 내겐 곧 여행이다.
여의도를 갈 일이 마라톤 대회말곤 없다. 어젠 결혼식 뒤풀이로 여의도에서 처음으로 술을 마셔봤다. 야장자리가 꽉차서 안에 앉았다. 술과 반가움에 취해 도파민이 평소보다 많이 분출됐다. 과음으로 이어져 오후3시까진 한숨과 하품만 반복했지만. 낯선 나라에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추억을 대화하는 것도 내겐 여행이다. 여의도에서 알차고 가성비좋은 당일치기 여행이었다. 당분간 문득문득 웃으며 떠올릴 생활반경으로부터의 일탈 추억이 또 생겼다.
고강용
장소는 환상이다. 우리는 가만보면 참 쉽게 속는다. 함께 있었던 사람, 당시 나의 심리적 상태, 그날의 특수성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좋은 기억을 남기는 법이거늘. 그 수많은 공을 우리는 전부 공간에 일임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의 인생 여행지를 소개받아 그대로 따라 하는 여행이 위험한 이유다.
친한 형이랑 3년 전 일본 히로시마에 갔을 때가 생각났다. 전날부터 많이 걸었을 뿐더러 형과 놀 때는 늘 술이 함께였기에 술없는 낮 시간이 무료했다. 돌아다니다 빨간 옷 행렬을 발견했고 히로시마 야구팀의 유니폼임을 알았다. 바로 야구장에 갔고 같이 응원하며 비어걸로부터 생맥을 여러 잔 시켜마셨다. 엄청난 양의 강우때문에 중간에 나왔는데 그것마저도 희소한 추억이자 낭만으로 남아있다. 누구도 추천해주지 않았던 일본 히로시마였다. 그 형과 같던 히로시마의 야구장이 나에게만은 환상적인 여행으로 남아있다.
고강용
그간 내 계획 밖에서 작용했던 운이라는 수많은 요인들을 간과하고 있었다. 계획이란 대박을 터뜨리기보다 쪽박을 면하기 위한 방향으로 접근할 때 훨씬 오차가 적다. 요즘 사람들이 속되게 말하는 떡상'이란 우연한 만남, 뜻밖의 영감, 예기치 못한 사고를 비롯한 세상의 수많은 상호작용으로부터 탄 생하는 법이다. 혼자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는 그 험난한 과정을 버텨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거시적으로 보면 생각한 대로 되어가고 있는 인생이지만 미시적 관점에선 계획대로 되는 일이란 거의 없다. 전자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있긴 하구나 생각케하고 후자는 인생은 운이라는 요소가 간과해선 안될 만큼 힘이 세구나 실감케한다. 소소한 성취를 하루 단위로 생각하며 살아가려 노력한다. 어차피 인생은 계획대로 안되지만 하루하루가 쌓이면 비슷한 모양은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제 mbti P가 나올 수도 있겠다.
고강용
그래도 적어도 한두 달에 한 번은 이런 여행감을 느끼기 위해 떠나고 싶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나를 돌아보기 위해. 나아가고 있는 방향키를 조정하기 위해서.
어디까지 관계에 관여해야할지 답을 모르겠다. 혼자 살 순 없는 현실이고 언젠가 나도 그들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기에 방관은 옳은 길이 아닌 게 분명하다. 현실을 떠나서 여행감을 느낄 때인 듯하다. 다음주에 부산을 가니 방향키를 조정할 수 있는 그때까지 하루하루 몰입하며 살아갈 것이다.
고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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