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구원에게

정영욱

데이원 멤버 0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7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수야, 그렇게 보니까 너의 말은 죄다 사랑이고 관심이고 다정이었네. 세상의 언어로 사랑의 반대말이 무관심이라면, 너와 나의 언어로는 증오와 환멸 또한 무언가를 향한 일종의 사랑이 아닐까.

    사람에 대한 사랑이 없어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실망하고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예빈

  • 지나간 것에 아름다움은 없다. 달콤한 것도, 밝은 것도 사라진다. 죄다 폐허이다. 시간이 흘러 썩으면 쓰임새 있게 개간되는 것일 뿐.

    우리는 그래서 지나가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 놓으려고 애쓰는 걸지도 모른다.

    이예빈

  •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많지만 잊지 못하는 것도 많은 사람이 있다. 바로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머물렀던 주소지는 잊지 못하는 사람. 어떤 미래를 약속했는지는 까맣게 잊어 버리지만 사랑했던 이를 기준으로 모든 습관이 곤두세워져 있는 사람. 그들이 무엇을 잊고 무엇을 기억하는지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기억은 단순히 잊는다/기억한다라는 이분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게 인간이고 이 세상일 수도 있다. 잊었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기억한다고 해서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예빈

  • 공감의 구조는 경험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언젠가의 나도 그랬다는 것이 증명된다. 그 말은, 아파 보지 않고는 그 절뚝거림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성공을 겪어 보지 않았다면 누군가의 해냄을 온전히 축하할 수도 없다. 그러니 진정으로 위로할 줄 아는 이는 그 고통을 이겨 낸 적 있는 사람이고, 축복할 수 있는 이는 그만큼 누려 본 적 있는 사람이다.

    F와 T로 나누는 유행이 판치는 요즘, 진정한 공감이란 알파벳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본인이 경험해봤는지가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성격보다 더 F처럼 보여졌던 어린 시절에 나는 타인을 진심으로 공감하긴 한걸까? 지금 돌이켜보면 말과 표현만 공감해주는 것처럼 보였다는 생각을 한다. 비교적 감정표현이 줄어들어 T처럼 보이는 지금이 오히려 그때보다 더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이예빈

  • 생이란 그렇다. 과거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언젠가의 나에게로 견인한다. 부정적인 과거를 청산하느냐, 긍정적인 과거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당장의 삶으로 나타난다.

    어쩌면 내 유년기에 삶이 어느 정도는 결정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예빈

  • 무관심, 무관심•• 이 세 음절을 종일 껌처럼 곱씹다 아차 싶었던 것은 사랑의 반대말이 무관심이라는 것이었다.

    무관심이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예빈

  • 때문에 아름다운 추억이라는 말은 모순이다. 모든 기억은 거듭된 만남을 통해 추억이 되고, 먼 시간이 흐른 후엔 "그땐 그랬었지." 하며 그 사건에 관대해진다. 기억은 숱한 사랑의 발효 과정을 거쳐 어떤 의미로든 쓸 만하게 다시 태어난다. 시대에 길이 남을 악행을 저지른 이들조차 죽음에 이르렀을 때는 자신의 이야기가 선례로 쓰였음을 안도하며 그 기억을 미화할 것이다. 결국 누군가를 추억한다는 본질은 본래 아름답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것이라 정정하는 과거 사건과 현재 감정의 절충이다.

    미화에 속을 뻔 할때마다 내가 하는 생각이랑 비슷하다.

    이예빈

START TODAY

이 책을 읽고 있다면, 한 줄 남겨보세요

하루 한 줄이 쌓이면 내 서재와 연속 기록이 됩니다. 무료로 시작할 수 있어요.

무료로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