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 어휘
유선경
데이원 멤버 8명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8개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나는 잘하고 잘할 수 있다는 자기도취는 일을 할 때 분명히 쓸모 있는 기운이다.
시험이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서 떨리고 불안할 때 의식적으로라도 꼭 되뇌이는 말이 있다. ‘내가 누군데, 당연히 할 수 있지.‘ ’내가 아니면 누가 해.’ 사실 나는 엄청난 누구도 아니지만, 괜한 걱정에 마음이 무거워질 때 이 말 한 마디면 마음이 사르르 녹곤 한다.
조수빈
내가 틀리거나 잘못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누군가 바로 잡고 채울 수 있도록 곁을 내주어야 한다. 중대한 재앙은 그런 충고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해 틀리거나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지 못했을 때 일어난다.
나이 들수록 어려워진 것 중 하나가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만의 자아가 더 강해지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미안해’ 한 마디 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런데 그 ‘미안해’ 한 마디로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을 수 있고, 또 스스로도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필요 없는 자존심은 내려놓자.
조수빈
감정 자체는 일시적이라 지나가지만 해소되지 못한 원인은 찌꺼기처럼 무의식에 저장된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덮어두었던 일이 슬며시 고개를 내밀며 불안하게 만들 때가 있다. 사실은 문제도, 마음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시간이 약이라며 무조건 기다리지만 말고 원인을 제대로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너무나 큰 고통일지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문제를 외면할 때보다 더 적은 고통을 겪을 지도 모른다.
조수빈
사람은 아프거나 배고프거나 졸리거나 거부당하거나 걱정거리가 생기면 본의 아니게 깔깔해진다. 평소라면 매끈하게 넘어갈 사소한 일을 두고도 잘못 켠 나무판자마냥 까칠까칠해진다.
어제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의도치 않게 애들한테 짜증을 부렸다. 평소 같았으면 ‘그러려니’ 할 법도 한 일인데, 어제는 그냥 넘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고 나서 후회할 걸 너무도 잘 알면서.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더라. 체력을 더 길러야겠다.
조수빈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잘 참고 잘 억누르고 잘 없애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잘 분출하는 것도 아니다. 즉각적으로 좋거나 편하면 받아들이고 싫거나 힘들면 회피하는 식이 아니라 자신에게 닥친 감정의 실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감정을 유발한 원인을 분석해서 어떤 감정인지 할 수 있는 한 세부적이고 정확하게 이름을 붙여 표현하는 것이다.
예전엔 지나치게 평정심에 집착했던 것 같다. 그래서 좋은 감정이든 부정적인 감정이든 억누르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 건지, 왜 그런 건지 나조차도 설명하지 못할 때가 생겼다. 이제는 나의 감정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려 애쓴다. 그 덕에 마음 속에서 알 수 없는 막연함이 조금은 가신 것 같아 평안한 요즘이다.
조수빈
마음도 그렇다. 쓰지 않으면 말라버린다. 많이 쓰면 닳을 것 같고 오래 쓰면 고장이 날 것 같지만 그럼에도 쓰지 않으면 말라버린다.
고맙다는 말 한 마디, 기분 좋은 말 한 마디를 낯 부끄럽다고 다음으로 미룰 때가 많다. 지나고 보면 그때만큼 마음을 전하기에 좋은 타이밍이 없었다. 또 그런 말들을 안 하다 버릇하니 더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마음을 자꾸 아끼지 말아야겠다. 후회하지 않도록.
조수빈
자족이나 만족은 발까지만 채우고도 넉넉하다고 느끼는 마음이다. 이미 넉넉하니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으면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그 감사함이라는 기쁨을 타인과 함께 나누고 싶어진다. 나의 지인은 기쁜 일이 생길 때마다 기부를 한다. 이런 이들은 자랑을 해도 참 사랑스럽게 한다. 그의 앞날이 더 찬란하기를 기대하며 축복해주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머리 끝까지 채워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할 때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고 감사함을 잊고 지내는 것 같다. 뜻 그대로 자족과 만족을 하며 조금 더 여유 있게, 주변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며 살고 싶다.
조수빈
대신 우리에겐 가장 친한 친구가 있다. 낮이나 밤이나 늘 붙어 다니고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있으며 신뢰하기 힘들 때도, 가끔 뒤통수를 칠 때도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비밀을 누설할 일은 없는 친구, 바로 ‘나 자신’이다. 자신의 감정을 나에게만큼은 드러내자. 아닌 척하고, 그런 척하고, 그러고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를 내려놓고 솔직해지자.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돌이켜보니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할 때가 많다.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나를 배려하지 못할 때가 있다. 스스로를 속이면서까지 ‘진짜 괜찮은 척’하지는 않기를 경계해야겠다.
조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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