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경험의 멸종

크리스틴 로젠

데이원 멤버 8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8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공적 공간의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인정의 순간, 간단한 고개의 끄덕임, 찰나의 눈 맞춤, 다른 사람이 지나가도록 잠깐 몸을 움직이는 것은 잠재적인 연결의 순간이기도 하다.

    며칠 전 지하철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생각난다. 자리가 비어있는지 모르고 계속 서있던 내게 비어있는 자리를 알려주셨다. 환하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굳이 말을 걸지 않는 게 문화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따스한 정을 나누는 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조수빈

  • 여행은 예상치 못한 것, 방향 감각을 상실한 혼미한 상태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고 관광은 안전하고 통제된 것, 미리 정해진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그동안 제대로 된 여행을 해보지 못한 것 같다. 풍향고라는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고 나서 친구들에게, 다음에는 핸드폰 없이, 계획 없이 하루를 보내보자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비효율적인 동선에 뜻대로 되는 게 없을지라도 발걸음이 닿는 대로 가보고 싶다. 최고의 여행은 아니겠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조수빈

  • 누군가 조끼를 입은 사람의 사진이나 상태 업데이트에 “좋아요”를 누르면 조끼가 몸을 조인다. 마치 사람이 포옹을 하듯이 말이다. 이로써 “포옹을 받을 때 느끼는 따뜻함, 격려, 지원,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차우의 말이다.

    기술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할 때 생기는 위험한 지점인 것 같다. 요즘 챗지피티와 고민 상담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 만족도도 높다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과 사랑을 부디 빼앗아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조수빈

  • 휴경은 땅을 쉬게 함으로써 미래의 경작을 가능하게 하는 과정이다. 매개된 경험이 우리의 유휴 시간을 흡수하면 휴경 시간, 즉 인간적인 경험의 중심이 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요즘 퇴근할 때 유튜브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 시간에 오늘 있었던 일 중 아쉬웠던 일을 곱씹어보며 다음에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생각해보고, 내일 할 일을 어떻게 할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려본다. 그 과정에서 떠오른 생각들을 메모에 적어놓는데, 은근히 도움이 많이 된다. 또 평소에 배경음악처럼 틀어놔서 노래를 흘려듣는 편인데, 노래에만 집중해보기도 한다. 그러다 마음에 드는 가사를 찾는 게 요즘 내 힐링 포인트다.

    조수빈

  • 기술로 비효율성을 제거하면서 매끄럽고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우리 몸과 다른 사람의 몸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와 도전이 나타났을 때 견디기가 훨씬 어려워진다.

    기술 발전으로 인간의 삶이 더 편리해졌다고 많이들 말한다. 하지만 사실 쇠퇴하고 있는 부분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닐까? 기술로부터 나를 잃지 않고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수빈

  •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주려면 그의 물리적 존재에 시간을 할애해야만 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이런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코로나 학번이라고 하면 주변에서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마음 편하게 학교 다닌 것 같아 나름 만족하기도 했는데, 더 큰 행복을 누릴 기회를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무언가가 이 소중한 일상을 앗아갈지 모르기에 눈을 마주치며 함께 행복을 나누는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조수빈

  • 상대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능력은 온라인으로 소통한 사람들보다 직접 대면한 사람들이 훨씬 좋았다. 이 연구의 수석 연구원은 “마음으로 포착하는 무언가가 신뢰할 만한 사람을 더 잘 식별하게 해줍니다”라고 말했다.

    1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와도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래서 학부모 상담 기간에 에너지를 많이 쓰는 편이다. 1년차때는 학부모와 마주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전화 상담을 선호했다. 그런데 막상 하다보니 전화가 더 불편했다. 같은 내용도 더 딱딱하게 전달되고, 겉도는 이야기로 가득할 때도 종종 있었다. 요즘은 시간이 길어져도 대면 상담을 하려고 한다. 그 시간이 나에게도, 학부모에게도 1년을 잘 보낼 수 있겠다는 안도감을 주곤 한다.

    조수빈

  • 이제 우리는 공상에 빠져도 된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상기시켜야 한다. 모든 틈을 일, 일종의 소통, 짧은 오락거리들로 채우는 것이 기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경험을 통제하고, 속도를 높이고, 정량화하는 방법을 찾아버렸기 때문이다.

    출퇴근길에, 잠깐의 쉬는 시간에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켜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한다. 숏폼으로 시간을 보내버릴 때도 있지만, 뉴스나 정보 유튜브를 보며 나름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리화했다. 그런데 그 시간들이 진정으로 나에게 의미있는 시간이자 경험으로 남을 수 있을까? 나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는 경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조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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