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표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데이원 멤버가 남긴 구절 3를 모았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인간은 먹어야 산다는 만고의 진리에 대해, 시민들이 당면한 굶주림의 공포 앞에 양식 대신 미술을 들이대며 즐기기를 강요하는 그들이 어찌 무섭이 않으랴. (...) 오로지 배고픈 것만이 진실이고 그 밖의 것은 모조리 엄살이요 가짜라고 여겨질 정도로 나는 악에 받쳐있었다. 인민위원회에 나서는 일에 그닥 몸을 사리지 않았던 것도 깊은 마음은 식량 문제와 닿아 있었다.

    점심에 세 입만에 끝나버린 스테이크를 먹고 공복 상태로 저녁에 삼겹살 집을 갔다.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이 눈 앞에 보이는데 직원분 성에 차지 않았기에 2-3분 가량을 더 기다려야했다. 기다리는 동안 만약 2-3분 뒤 저 삼겹살을 땅에 떨어뜨거나 혹은 못먹게 된다면 과연 참을 수 있을까란 상상을 문득 했다. 떨어진 걸 먹어도 어차피 죽진 않는단 맘편한 생각으로 어떻게든 빠르게 입에 넣을 궁리를 했을 거 같다. 배고픈 걸 특히 못참는 나로서는 더더욱. 원하는 걸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신체에 감사하고, 맛있는 음식을 원하고 살 수 있는 내 상태에 더 감사하다.

    고강용

  • 나는 어떤 협력도 안 하고 인공 치하를 넘기고 싶었지만 신씨의 제안에는 거역할 수 없는 힘같은 게 있었다. 군관이 아니고 마부이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대화만 하면 내 모든 걸 말하게 되고, 가끔은 살이 붙기도 하며, 그가 부탁하거나 제안하는 건 정답이라 여겨지는 선배가 있다. 대체로 그를 거역할 수 없다. 그는 강압적이지 않다.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하면 발화량이 비슷하다. 웃음 소리가 크고 거칠어서 말할 맛이 나는 리액션을 갖고 있다. 지는 데 익숙하고 알량함 따윈 없는 가끔 안쓰럽기도 하다. 내일 같이 야외 업무를 하는데 또다른 특징이 뭐가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나의 추구미이자 이상향이다.

    고강용

  • 황홀경이란 환각처럼 미처 잡을 새도 없이 스쳐 지나가야 하거늘 하루씩은 너무 길다고 생각했다.

    평범하고 무미건조한 일상을 주 4-5일은 확보하려한다. 운동하고 책읽고 집에서 밥먹고 유튜브 보고. 나머지 이틀을 특별하게 느끼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일상이 무난하고 다소 지루해야 스쳐 지나갈 수 있는 황홀경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고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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