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피플 기록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표지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데이원 멤버들이 이 책에 남긴 기록 4개 중 최근 3개를 소개합니다.

최근 멤버들이 남긴 기록

  • 그랬다면 동화책의 추억이 내 회상 목록에 담겨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내 기억의 저장 창고를 아주 철저하게 관리하는 사람이니까. 사람이 평생을 살며 저장해야 할 기억은 무수히 많은 법이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그것을 선별하고 취사선택해서 회상의 목록을 만든다. 나의 무의식은 이런 일에 아주 까다롭다. 즐겁고 아릿한 것만 추억하고 살기에도 짧은 삶 아니던가.

    내 무의식을, 기억의 저장 창고를 철저히 관리하고 싶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은 기억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효율적인가. 특히 의식적인 집중을 요할 때 무의식이 이를 방해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 시간만 기억하고 싶다. 그러나 좋지 않은 사람과의 좋았던 시간만 기억한다면 어쩌면 더 쓰라린 무의식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2026년 3월 11일

  • 좋은 게 좋다니. 나는 평소 그런 소리를 가장 싫어한다. 도대체가 앞의 좋은 것은 무엇이고 그래서 얻어진 뒤의 좋은 상태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마치 바보들의 대화처럼 들린다. 논리나 분석은 전혀 없는. 이해조차 불분명한 말장난들.

    미소조차 잘 띄지 않는 강민주의 회의적인 성격이 잘 드러나는 대목. 의심하고 만족하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어린시절부터 그녀를 그렇게 형성해버린 트라우마가 안타깝다. ps. 책에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세계를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그러나 두고두고 곱씹어볼 만한 구절은 아직 찾지 못했다. 강민주의 타자에 대한 가득한 혐오가 내가 지향하는 시선관 좀 다르긴 하다.

    2026년 3월 9일

  • 외줄 타기의 곡예사가 외줄과 대결하듯이 인간도 삶의 외줄과 대결한다. 이 대결에서도 절망은 버려야 할 대상이다. 대결자들은 멀리는 보지만 굴러떨어질 나락을 보아서는 절대 안 된다. 이미 대결은 시작되었고, 남은 것은 이기는 일뿐이다. 다른 것은 없다.

    발 밑을 보는 순간 절망에 압도되는 곡예사에게 세계는 그 위뿐이다. 기필코 질 수밖에 없는 시선을 차단하고, 이기는 호흡에 집중해본다. 강민주는 백승하와의 대결에서 어떤 승리를 거두고 싶어하는 걸까?

    2026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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