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피플 기록

나는 왜 산티아고로 도망갔을까

데이원 멤버들이 이 책에 남긴 기록 10개 중 최근 3개를 소개합니다.

최근 멤버들이 남긴 기록

  • 나는 오래전 보았던 유튜브 영상에서 많은 순례자가 순례를 마친 후 피니스테레에서 옷이나 신발, 소지품을 태우면서 다시 태어난다는 세레머니를 하는 것을 감명 깊게 보았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통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있었던 상처나, 삶에서의 아픔을 청산하고 싶었다.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의식이었기에 나에게 이 라이터의 의미는 작지 않다.

    하나의 스텝이 끝이 났다면 그 기억은 그곳에 묻어두는 편이다. 앞으로의 삶을 살아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그곳에 있어야지만 온전히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너무 자주 상기해서 그 기억을 희석시키기보다 삶이 힘들 때 가끔 갤러리 속 여행 사진을 꺼내보는 것처럼.

    2026년 1월 26일

  • 나는 이은영 순례자를 통해 아버지의 마 음을 투영했다. 이은영 순례자가 힘이 닿는 한 사회에 환원하려 했던 의지와 향기를 기억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 향기를 기억하는 것이다.

    언젠간 내가 이 사회에 받은만큼 아니 그 이상을 돌려주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선한 향기를 남겼던 이들의 뒤를 따르며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다.

    2026년 1월 24일

  • 나는, 순례자란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끊임없이 내면과 마주하며 걷는 한 이 길이 끝나더라도 세상 어디에서나 순례자가 될 자신이 생겼다.

    난 아직도 내 정체성을 모른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싫어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분명 그 많은 시간들 속에서 생각해볼 수 있었을텐데 왜 아직 표류중일까. 올해는 스스로를 찾을 수 있는 시간들로 한가득 채워가야겠다.

    2026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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