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피플 기록
나주에 대하여
김화진
데이원 멤버들이 이 책에 남긴 기록 4개 중 최근 3개를 소개합니다.
최근 멤버들이 남긴 기록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반쯤은 관상쟁이가 된다는 말을 은영은 믿지 않았다. 그것까지 너무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라고 믿는 편이었다. 얼굴에 삶의 시간이 드러나는 건 극히 일부라고. 일부를 가지고 아는 척을 하는건 은영으로서는 좀 부끄러운 일이었다. 내가 그 사람 그럴 줄 알았잖아, 처음 봤을 때부터 그런 느낌이 좀 왔잖아, 하는 식의 화법을 부끄러워했다. 그런 말을 자신만만하게 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조용히 손가락으로 반대 손등을 꼬집으며 버텼다.
사람을 많이 마주하는 직업은 관상쟁이가 된다는 말..에 사실 어느정도 동의한다. 관상이라기보다는 몇 마디 나눠봤을때의 본능적인 느낌인 것 같다. 하지만 감각의 기준은 오롯이 주관적이라 나와 결이 맞을지 아닐지를 가를뿐 상대의 인간성을 평가할 자격은 없다.
2026년 1월 18일
우쭐한 마음도 있었다. 네가 생애 전반에서 모든 게 나보다 나아도, 그래도 난 네가 못하는 단 하나를 인정받았다고. 그렇게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다. 수언의 기준은 알게 모르게 솔지였다. 네가 밖으로 그렇게 티를 내고 생색을 낸다면 나는 조용히 이루겠어, 그런 목적은 솔지를 기준으로 세워진 거였다. 솔지가 동경 30%, 질투 30%, 관심 30%(나머지 10%의 마음은 수언이 절대 알지 못하는 종류일 것이다)의 배합으로 자신에게 보내는 눈길도 알고 있었다. 그 눈길이 좋았다. 서로의 존재를 서로 가장 잘 인지하고 있었다.
친구를 너무 좋아하게 되면 수언이처럼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닮고 싶어서 때로는 질투도 나고, 온 관심과 신경을 쏟게된다. 이런걸보면 우정도 사랑의 수많은 형태 중 하나인가보다.
2026년 1월 17일
거슬리는 사람은 안 보면 그만이었다. 수언은 스무 살 때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안 맞고 덜걱거리는 친구와는 서서히 멀어진다. 학생부 선생님을 피해 다니던 열일곱 살 때처럼. 완전히 져주거나, 멀어졌다. 그 중간은 없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그랬다. 타인과 싸울 일은 손에 꼽았다. 엄마? 엄마랑 싸우는 걸 싸우는 걸로 쳐야 할까?
타인과 싸우는 일도, 안맞는 사람과 맞춰가는 것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래서 주로 갈등은 피하고 그 조짐만 보여도 끊어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턴 내가 너무 부딪혀보지도 않고 회피하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피와 타협의 중간 지점은 어디일까,, 주관식이다보니 늘 어려운 문제이다.
2026년 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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