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문상훈
데이원 멤버 5명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5개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근거와 논리로 점철된 세상의 말들은 납득시킬 수는 있지만 이해시킬 수는 없다. 우리 몸은 납득하고 마음은 이해한다.
책 두께를 보며 하루 만에 다 읽어버리자 결심했건만, 저자의 진한 문체와 사유의 깊이에 꽤나 더디게 읽어 내린 일주일이었다. 유튜브 속에 담긴 유머스런 모습 뒤 이토록 깊은 감정을 가지고 있음에 감탄했던 순간들. 내가 닿고자 하는 이상향을 마주한 뒤의 동경. 잊고 살았던 바를 다시 끄집어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편으론 화사한 봄의 시작에 너무나 어울리는 책이기도 했고.
공경민
이제 나는 내 마음의 크기와 시간에 걸맞은 표현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나는 자꾸 마음과 다른 왜곡된 말과 글로 주변에 상처를 주게 된다.
그래도 예전에는 수려한 단어들을 제법 능숙하게 골라 썼던 것 같은데, 지금은 쉬이 써지지가 않는다. 세상을 따뜻한 글자와 말들로 보기보단 차갑디 차가운 숫자에 매몰된 채 바라보게 되어서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 모든 것을 숫자로 바라보게 될지언정, 마음속은 희망이 가득 찬 단어들로 채워가고 싶다.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무형한 것들을 선망하는 내 마음과 같이.
공경민
인생의 목적이나 태어난 이유 같은 것들을 말할 때 반드시 빠지지 않는 행복이 어쩌면 가장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염세적인 사람이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인생의 목적이든 태어난 이유든 뭐가 됐든 이 행복이란 것이 불행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치부되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단 한 명도 살아나갈 수 없다는 인생이란 게임에서 찰나의 행복을 위해 불행을 감내하는 것이 그릇된 행동이라고 보이진 않는다. 아니 어쩌면 현명한 행동일지도. 행복은 일회용이라서 뜯었을 때 바로 취해야 한다. 이젠 더 이상 눈앞의 행복을 유보하며 나홀로 마쉬멜로 테스트를 하지 말자고.
공경민
밤을 즐기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내일을 축내서 오늘의 아쉬움을 희석하는 사람들. 나는 밤이 되면 당신들의 밤도 나 같은지 궁금하다. 당신도 나 같은 새벽 2시 21분을 보내고 있는지.
밤이 주는 고요함을 좋아한다. 적당한 피로감과 거기에 더해지는 고즈넉함 속에서 스스로를 가라앉히는 시간을 선호한다. 개운하게 씻고 나와 차를 한잔 따르며 미뤄둔 글을 쓰고 또 그런 글들을 몇 번이고 퇴고하는 무분무초의 시간들. 자정이 넘어야만 머릿속이 명징해지는 올빼미에겐 낮의 화사함보단 밤의 어둠이 더 포근하다.
공경민
잘 나온 사진만 내 얼굴이 아니듯이 기대에 부응한 나만 내가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실수했을 때의 나를 부정하면 앞으로 실망할 일만 있다. 어떤 분야에서 실력 있는 사람의 조건 중 하나는 내 실력이 부족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
FY2025가 끝이 났다. 언제나 연말이 오기 전에 미리 한 해를 보내주는 나였는데, 이번엔 겨울의 입김을 지나 봄의 싱그러움을 맞이하고서야 겨우 한 해를 보내줄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세 달의 시간 동안 참 많이도 고민하고 좌절하고 고통스러워했으며 또 그 시간들을 견디고자 참 많이도 잠을 줄여댔다. 언젠간 끝이 온다는 것을 지난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지만, 끝을 알고 있는 길이라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으니. 자기비판과 불안으로 직조된 지난 시간들이, 또 한편으론 앞으로의 나날들을 버티게 해 줄 초석이 되어주리라 생각하며 병오년의 첫발을 딛는다.
공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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