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하루키 (村上春樹), Murakami Haruki
데이원 멤버 11명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11개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어쩌면 결국에는 이렇게 단정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아마 인생이 아닐까, 라고. 우리는 아마 그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 송두리째, 이유도 모른 채 그 어떤 경위에도 아랑곳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라고. 세금이나 조수의 간만, 존 레논의 죽 음과 월드컵의 오심과 마찬가지로.
삶의 모든 것에서 이유를 찾으려 하지는 말자. 이유가 없는 일들이 이유가 있는 일들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예빈
중요한 것은 시간과의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만큼의 충족감을 가지고 42킬로를 완주할 수 있는가, 얼마만큼 자기 자신을 즐길 수 있는가, 아마도 그것이 이제부터 앞으로의 큰 의미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 아닐까.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것을 나는 즐기며 평가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까지와는 약간 다른 성취의 긍지를 모색해가게 될 것이다.
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성격 탓인지 자꾸 숫자에 집착하는 병이 있다. 쉽게 버리기 어렵지만 운동 그 자체를 즐기고 싶은데~
이예빈
끝이 있기에 존재의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존재라는 사물의 의미를 편의적으로 두드러지게 보이기 위해서, 혹은 또 그 유한성의 에두른 비유로서, 어딘가의 지점에 다른 일은 젖혀놓고 우선 종착점이 설장되어 있을 뿐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꽃이 지는 걸 보면서 영원하지 않음에 의미를 부여했는데, 반대로 영원하지 않다는 의미 부여가 먼저였을지도?
이예빈
많은 물을 일상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행위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인간에게 있어서’라는 것이 약간의 과장일는지 모르지만, 그러나 나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 얼마 동안 물을 보지 않고 있으면 내가 무언가를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것은 음악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사정으로 오랜 시간 음악으로부터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을 때 느끼는 기분과 다소 비슷할지도 모른다. 내가 바닷가 아주 가까운 곳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사실도 얼마쯤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포항에서 매일 바다 산책을 하며 자랐고, 서울에 온 뒤로도 계속 한강이 있는 동네를 찾아 다닌다. 나도 물에 대한 갈증이 꽤 많은 사람인가보다.
이예빈
내 생각에는, 정말로 젊은 시기를 별도로 치면, 인생에는 아무래도 우선순위라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해가야 할 것인가 하는 순번을 매기는 것이다. 어느 나이까지 그와 같은 시스템을 자기 안에 확실하게 확립해놓지 않으면, 인생은 초점을 잃고 뒤죽박죽이 되어버린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게 되고, 평일의 대부분을 일하느라 쓰면서, 남는 시간에 무엇을 우선순위로 둬야할지 계속 고민한다. 운동, 공부, 사람들, 독서 등등 챙기고 싶은건 많은데 시간은 계속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잠을 줄여야 하나?
이예빈
집중력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지속력이다. 하루에 3시간이나 4시간 의식을 집중해서 집필할 수 있었다고 해도, 일주일 동안 계속하니 피로에 지쳐버렸다고 해서는 긴 작품을 쓸 수 없다.
일도 공부도 운동도 지속력 있게 해내는 사람이 되어보자
이예빈
자신이 흥미를 지닌 분야의 일을 자신에게 맞는 페이스로, 자신이 좋아하는 방법으로 추구해가면 지식이나 기술을 지극히 효율적으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약사로 일한지 한 달 차, 아직 모르는것 투성이라는 생각에 자책만 하게 되는 요즘이다. 일에 적응하느라 체력적으로 너무 부족한 요즘이지만 얼른 적응해서 약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자,,
이예빈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을 때 강요받는 일을 예전부터 참을 수 없었다. 그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자신이 하고 싶을 때, 자신이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다면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했다.
삶에 대한 전반적인 내 태도를 꿰뚫는 글이다. 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좀 더 출근이 덜 싫어지겠지..
이예빈
생각해보면 타인과 얼마간이나마 차이가 있는 것이 야말로, 사람의 자아란 것을 형성하게 되고, 자립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내 경우를 말한다면 소설을 계속 써나갈 수 있는 것이다. 하나의 풍경 속에 타인과 다른 모습을 파악하고, 타인과 다른 것을 느끼며, 타인과 다른 말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님으로써, 나만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내가 쓴 것을 손에 들고 읽어준다는 드문 상황도 생겨난다.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는 것은, 나에게 있어 하나의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마음이 받게 되는 아픈 상처는 그와 같은 인간의 자립성이 세계에 대해 지불하지 않으면 안될 당연한 대가인 것이다.
매번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을 마주하면 ‘저 사람은 왜 저럴까?’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도, 사람이 각각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인격을 가지고 행동하는 게 당연한데 이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동시에 든다. 어쩌면 그 사람도, 나도 다르니까 각자로서 존재할 수 있는 거겠지?
이예빈
달리는 일이 다시 매일의 생활에 하나의 중심축이 되었다.
야식을 먹으며 다짐합니다.. 내일 아침부터는 기어코 러닝을 가겠다고.. 일주일에 세번은 뛰겠다고..
이예빈
적어도 달리는 동안은 누구와 얘기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구의 얘기고 듣지 않아도 된다. 그저 주위의 풍경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을 응시하면 되는 것이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니 안보이던 문장이 보인다. 내일 좀 뛰어야겠다.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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