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말 그릇

김윤나

데이원 멤버 6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5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물론 그 감정을 어느 정도로 표현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아이는 웃음이나 울음 같은 본능적 감정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급한 대로 그 중 하나를 선택해서 힘껏 내질러 버린다. 웃을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으니 소리를 지르며 운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에게는 ‘아이니까’라는 너그러운 해설이 허용된다.

    감정표현에 서툰 건 아이뿐만이 아닌 것 같다. 속상한건데 화를 낸다거나, 다른 일로 괜히 흠을 잡거나. 어쩌면 우리는 감정을 정확히 구분하고 이름 붙이는 데에 서툰 것일지 모른다. 뭉개진 감정이 다른 형태로 튀어나오지 않게 해야 관계를 잘 지킬 수 있다.

    김연수

  • ‘사람들을 성장시키고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다. 사람과 세상에 이로움을 남기는 존재가 되고 싶다. 그것을 통해 내 한계에 도전하고 싶고, 위로받고 싶고, 나의 의미를 확인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이러한 소망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어 한다.

    더 많이 가지는 것과 가진 것을 잃지 않는 것에 집착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에 평온이 찾아오는 것 같다. 요즘은 나누는 일에 더 큰 행복을 느낀다. 대단하지 않아도 필요한 순간에 시간을 내어 같이 있어주고, 좋아할만한 것들을 선물하는 것들이 내 물건 사는 것보다 더 오래 내 마음에 남는다. 잠시라도 웃음을 줄 수 있다는게 의미있는 삶으로 느껴진다.

    김연수

  • 말과 사람을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아무리 날카로운 말로 자신의 마음을 쑤셔대도 그것 때문에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의심하지 않는다. ‘네가 나를 비난하거나 원망한다고 해서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 ‘너는 말로써 내 모습에 상처를 낼 수 없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 학교 가는 시간에 카페알바를 하기로 했다. 20-21살 알바 시절을 생각해보면 여러 말들에 상처 받고 울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많이 강화되어 있길 바라며 맑눈광 모드를 장착해야겠다.

    김연수

  • 관계는 ‘통제의 언어’로 지속되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자신의 고유성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억지로 바꾸려 들거나 강요하면 관계는 끊어진다. 세련된 말솜씨로 얼마 동안은 자신의 의중을 숨길 수도 있지만 말로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욕망은 어느 순간 상대방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직전에 읽었던 소설 파반느가 떠오른다. 남자 주인공은 상대를 바꾸려고 하거나 그녀의 태도를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 여자의 상처를 알고도 달라져야 한다고 하지 않으며, 그저 곁에 머문다. 그 태도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우리 부모님도 옳고 그름의 판단을 나에게 맡기고 지켜봐 주셨다. 그런 신뢰 속에서 나도 나의 방식대로 살아갈 용기를 얻은 것 같다. 어쩌면 나도 그 태도를 이어받아 학생들을 딱히 통제하려 들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김연수

  • 지금까지와는 다른 말 습관을 지니고 싶다면, 말 그 자체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나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그럴 듯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말을 만들어내는 저 깊은 곳, 말의 근원지인 자신의 내면을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바른 마음을 가지면 말실수를 할 일이 적긴 하겠다. 사실 말실수는 표현일 잘못된 경우보다 삐딱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을 때가 많으니. 잠깐 대화를 나눠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있다. 오늘 알바 면접 본 카페 점장님이 그랬다. 존중하는 마음이 전해졌다. 말의 분위기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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