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피플 기록
바깥은 여름 표지

바깥은 여름

김애란

데이원 멤버들이 이 책에 남긴 기록 17개 중 최근 3개를 소개합니다.

최근 멤버들이 남긴 기록

  • 게다가 옆자리의 학생들이 몇십분째 누군가를 맹렬히 헐뜯는지라 나는 그만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걔가? 그 교수랑? 어머, 어떻게 그래? 타인이 아닌 자신의 도덕성에 상처 입은 얼굴로 놀란 듯 즐거워하고 있었다. 나도 잘 아는 즐거움이었다.

    .. 나도 어쩌면 최근에 자주 즐겼던 즐거움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했던 나의 도덕성을 돌이켜보며 짧게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고 자야겠다.

    2026년 4월 12일

  • 그리고 그렇게 사진 속에 붙박인 무지. 영원한 무지는 내 가슴 어디께를 찌르르 건드리고는 한다. 우리가 뭘 모른다 할 때 대체로 그건 뭘 잃어버리게 될지 모른다는 뜻과 같으니까. 무언가 주자마자 앗아가는 건 사진이 늘 해온 일 중 하나이니까.

    사진은 늘 과거의 시점이기에 추억을 주고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앗아간다.

    2026년 4월 11일

  • 몇몇 거대한 영들이 바람을 타고 어디론가 흘러가는 게 보인다. 아니 흐르는 게 아니라 빨린다고 해야 할까. 흐르고 흐르다 어느 기다란 금속관 안으로 순식간에 흡수돼 회오리쳐 사라진다. 나는 있는 힘껏 반대로 몸을 튼다. 그렇지만 자석처럼 나를 강하게 끌어들이는 힘을 피할 수 없다.

    오늘 병동 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어느정도 예견하는걸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왔다. 아무리 갑작스러운 순간으로 죽게되더라도, 며칠 전에는 그동안 자주 못봤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는걸 한 번씩 본 적이 있다. 다들 직감적으로 느낌이 오는걸지도 모른다.

    2026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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