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데이원 멤버 14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12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오히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을 온전히 정의할 수 있다. 내 생각을 굳게 믿고 있고, 확실하고 분명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난 이것을 너무 잘 알아서 표현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 표현할 수 없다면, 그 이유는 그들이 잘 모르거나, 게을러서 껍데기만 보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을 정의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나를 살펴보려는 노력이 부족할 수도, 내가 기대하는 나와 실제의 나와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방어기재일 수도 있다. 뭐 어찌 되었건 성인이 아닌 이상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

    권은혁

  • 이제 현대적 삶의 조건은 대다수 사람에게 동일한 양의 경험, 결과적으로 동일한 깊이의 경험을 강요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나만의 스토리의 가치가 더 올라가는 것 같다.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자. 시스템 속에서도 나의 것을 좇아보자.

    권은혁

  • 지금까지는 과연 인생이 살아갈 만한 의미가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로 인생이 의미가 없으므로 삶을 더 잘 살아갈 수도 있게 되었다. 어떤 경험, 어떤 운명을 살아낸다는 것은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내 삶의 아주 큰 것이 결정되기까지 약 2달.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뿐

    권은혁

  • 나는 오직 인간의 용어를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을 뿐이다. 내가 만질 수 있는 것, 내게 저항하는 것, 나는 이런 것만을 이해한다.

    뭐 현실을 살고, 내 삶을 살고, 내가 느낀대로 살자 이 정도의 의미 아닐까? 근데 그게 제일 어렵긴하다.

    권은혁

  • 나는 여기서 감히 이러한 실존적 태도를 철학적 자살이라 부르고자 한다.

    오늘도 클로드의 도움을 받자면, 이성적인 사고를 포기하고 모든 것을 신앙으로 돌리는 태도를 철학적 자살로 본다고 한다. 난 종교가 없다. 그럼에도 나이다 들수록 왜 사람들이 종교를 갖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다음 장에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이냐에 대한 카뮈의 생각이 나온다니 기대해 본다.

    권은혁

  • 세상은 이러한 비합리투성이다. 내가 단 하나의 의미도 이해하지 못한다면, 세상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비합리에 지나지 않는다.

    에반게리온 같은 느낌인가? 오늘도 이해하는 것은 포기했다. 그냥 그런 느낌 같다. 왜 이 책이 이렇게나 유명한거지?

    권은혁

  • 인간에게 진정으로 중대한 철학적 문제는 단 하나, 바로 자살뿐이다.

    첫 장은 ‘부조리와 자살’에 대해 말한다. 솔직히 단 하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해석해 보니, 인간은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데 만약 삶에 의미가 없다면 자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란다. 삶의 의미란 스스로 계속 찾아가고 이를 끊임없이 증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희망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에는 끊어질 수도 있겠다만, 그전까지는 삶의 의미를 찾는 그 과정 자체가 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권은혁

  • 이와 마찬가지로 한 인간의 통일된 창조는 그가 차례로 내놓는 작품들의 연속적이고 다양한 모습 속에서 튼튼해진다. 어떤 작품들은 다른 작품들을 보완하고 수정하거나 바로잡아 주고 나아가서는 부정하기도 한다. 만약 창조를 끝내는 무언가가 있다면 "나는 할 말을 다했다."라는 눈먼 예술가의 득의양양하고 환상적인 외침이 아니라 창조자의 죽음이다.

    인생이 크게 보면 계획대로 흘러간 거 같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꽤나 뜻대로 가지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은 것도 결국엔 나의 스토리가 됐고 소스로 활용됐다. 결국엔 내 삶의 시기별 작품들이 오래오래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필요하다. 올해는 주어진 일에 여력이 있는 한 최선을 쏟으면서도 쓸데없는 시간을 확보하고자 한다.

    고강용

  • 대지의 영상이 너무나도 기억에 생생할 때, 행복의 부름이 너무나도 강렬할 때, 인간의 마음속에 슬픔이 고개를 쳐들게 마련이니 그것은 바위의 승리요, 바위 그 자체다.

    바위는 시지프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 밀어도 매번 다시 떨어진다. 삶이 행복할 때 이 행복이 없어질까 불안하곤 했는데 행복의 부름이 강렬하면 슬픔이 고개를 쳐든다한다. 그리고 다시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행복이 찾아오고. 다시 슬픔이 고개를 들고. 그게 반복된다. 그 과정과정이 나란 사람을 만드는 것이고 결국 순간순간을 살아야한다. 과거를 후회하되 빨리 놓아주고 미래를 위한 피드백 자료 정도로만 취급하도록 하자

    고강용

  • 신들은 무용하고 희망 없는 노동보다 끔찍한 형벌은 없다고 보았는데 그것은 이유 있는 생각이었다.

    군대 있을 때가 떠오른다. 초병으로 복무하다 일꺾 즈음에 한병 운전병으로 편입했다. 크루근무로 밤샘을 하는 건 똑같았지만, 초병일 땐 나는 누구 여긴 어디라는 생각과 함께 무용한 나날의 반복이었다면 운전병일 땐 동대구역 군기순찰도 하고 기름도 받아오고 세차도 하고 국방부장관 에스코트도 하며 의미가 절로 부여되는 일들이 계속됐다. 군생활 중간에 운전병으로 간 건 지금 생각해도 운이 좋았다. 덕분에 제대하고 이력서 쓸 때 군생활을 몇줄 덧붙였고 다양한 특기 전우들을 만나고 다니며 새로움을 얻었다. 그 이후로 아르바이트나 회사를 다닐 때 무용하고 희망없어보이는 일이라 생각들면 쉽사리 싫증이나곤 했다.

    고강용

  •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며 산다. '내일, '나중에' '네가 자리를 잡게 되면' '나이가 들면 너도 알게 돼'하는 식으로. 이런 자가당착은 참 기가 찰 일이다. 미래란 결국 죽음에 이르는 것이니 말이다. (...) 그는 내일을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전 존재를 다하여 거부했어야 마땅할 내일을. 이 육체의 반항이 바로 부조리다.

    최근 카뮈의 철학에 관심이 생겨 이방인 다음으로 고른 책이다. 미래를 보고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게 인간 아닌가란 생각에 혼란스러웠다가 너무 맞는 말이라 씁쓸함만 끝엔 남았다. 언젠가 더 나아질 거야를 경계해야한다고 해석했는데 그럼 현재를 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까뮈는 현재를 어떻게 살라고 할 것인지 좀 더 읽어봐야겠다. 근데 한두페이지 읽는데도 해석할 말들이 많아서 시간이 걸린다. 일단 오늘은 오늘을 살아야겠다.

    고강용

  • 자살과 같은 행위는 마치 어떤 위대한 작품과 마찬가지로 마음의 침묵 속에서 준비된다. 자살에는 수많은 동기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볼 때 표면적인 이유들이 가장 유력한 이유들은 아니었다. 깊이 반성한 끝에 자살하는 일은 드물다. (…) 그러나 바로 그날, 절망에 짜진 사람의 친구 하나가 그에게 무관심한 어조로 대꾸한 적은 없었는지 알아봐야 할 것이다. 바로 그자가 죄인이다. 그것 한 가지만으로도 그때까지 유예상태에 있던 모든 원한과 모든 권태가 한꺼번에 밀어닥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작년에 군대 아버지 기수였던 선임이자 절친한 러닝메이트 형이 세상을 떠났다. 사건 며칠 전에 같이 러닝을 했었기에 믿기지 않는 건 당연했다. 뛰는 동안 형은 내 일상을 물었고 나는 답했다. 형의 일상은 어떤지, 요즘 살 만한지 물어보지 못한 것에 죄책감만이 남았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나 지인에게 요즘은 좀 어떻게 지내란 말을 건네는 걸 요식행위라 생각하지 않고 마음의 침묵준비를 방해하는 꼭 필요한 행위라 생각해야겠다.

    고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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