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여덟단어

박웅현

데이원 멤버 9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9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보왕삼매론’ 첫 줄에 새겨진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 지 마라'라는 문장은 단번에 제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쭉 한 번 소개하겠습니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함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공덕을 베풀려면 과보를 바라지 마라.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마라.

    종종 억울함은 전투적으로 밝히려고 해왔다. 물론 정의롭지 못한 일에 대해선 바로 밝혀야겠으나 그 외의 오해나 갈등으로 인한 억울함은 밝히려고 할수록 사람이 작아보이곤 했다. 여유를 갖고 한번 참아보면 억울함은 내가 안밝혀도 결국 밝혀지곤 한단 사실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고강용

  • '광고가 아니면 어쩔 뻔했어?‘에 걸맞을 만한 사람을 뽑는 행사에서 제가 2위를 했습니다. 그래서 이게 칭찬이냐 욕이냐 하면서 깔깔댔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밤 집에 돌아가서 집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집사람이 말하기를, "아마 당신은 다른 직업을 선택했어도 똑같은 소리를 들었을걸?" 그러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처럼 사는 게, 즉 선택하지 않은 답은 이미 내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는 게 맞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답은 여기 있다, 아니면 없다.’

    인생은 각자의 노력으로부터 비롯된 씨줄과 시대적 흐름, 운 등의 날줄이 직조되어 구성된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군대에서 운전병으로 보직이 전환됐을 때부터 날줄의 힘은 점점 커졌지 싶다. 날줄이 아니면 어쩔 뻔했냐란 말도 지속적으로 들려온다. 어떤 직업을 택했어도, 어느 학교에 갔어도, 누구를 만났어도 날줄의 영향력은 비슷했을 것이고 똑같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작가의 글과 나의 평소 생각이 일치해 반가운 구절이었다. 저쪽 길에 답이 꼭 있을 것만 같지만 없다. 답은 여기에만 있다.

    고강용

  • 다른 문화를 접할 때 우리에겐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호기심과 존중. 그리고 윗사람이 될수록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재능을 사는 일입니다. 프랑스 속담에 '재능은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죠.

    팀원들의 재능을 일부러라도 떠올려본다. 냉철한 피드백을 웃는 얼굴로 해줘 감정의 균형을 맞춰주는 A, 집요하기에 남의 일도 꼼꼼히 살펴줘 완성도를 올려주는 B, 감탄을 쉽게 해서 나의 재능을 과대평가해주는 C, 꼼꼼함과 털털함이 공존하는 카리스마로 존재 자체로 남들에게 꿀려보이지 않게하는 D. 오늘 카페에선 각자 색이 다 달라서 오히려 좋다란 피드백을 받았다. 무슨 대답으로 갈음해야할지 답을 찾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칭찬은 덤. 계속해서 시도하고 두드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강용

  •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 (..) 여러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 있는 삶 이 되는 겁니다. 당신의 현재에 답이 있고, 그 답을 게 만들면서 산다면 김화영의 말대로 티 없는 희열을 매 순 간 느낄 겁니다.

    창문을 열었는데 우리집이 일몰 맛집인 걸 봄이 되어서야 알았다. 한달 남짓 남은 이 집에서의 저녁시간대를 창밖을 보고 자주 사색하며 보내야겠다.

    고강용

  • 행복은 우연히 마주하는 것.

    숙직출근 전 오후에 게으름을 피우다가 오랜만에 보상으로 피자를 시켜먹었다. 무기력함이 슬 가시기 시작했고 헬스장에 가서 특정 무게 횟수를 경신했다. 소소하지 않은 확실한 행복이었다. 피자 덕분에 운동을 가서 기록을 새로이 한 것이다. 매순간 마음의 소리에 더 귀기울여보자.

    고강용

  • 여행지에서 랜드마크만 찾아가서 보지 말고 내키면 동네 카페에서 동네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가서 구경도 하면서 거기 사는 사람처럼 여행하는 거야. 그게 더 멋져. 그리고 생활은 여행처럼 해. 이 도시를 네가 3일만 있다가 떠날 곳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갔다가 다신 안 돌아온다고 생각해 봐.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서 며칠밖에 못 머물기 때문이야. 마음의 문제야. 그러니까 생활할 때 여행처럼 해.

    ‘너가 내 주변에서 제일 에너자이저야.’ 어제 친구형 결혼식에 갔다가 친구에게 들은 말이다. 루틴을 매일 지키진 못하지만 최대한 지키려한다. 지난주엔 회사일이 바빴던 데다 오랜 기간 괴롭히는 허리통증으로 헬스를 운동을 거의 못했다. 운동해야하는데란 의무감과 말만 하고있는 현실에 죄책감까지 들었다. 왜 이렇게까지 피곤하게 살까란 고민이 이어졌다. 생활을 여행처럼 하면 뒤처지지 않을까, 시간낭비는 아닐까란 현실적인 막연한 걱정 때문이다. 삶을 여행처럼 하기엔 현실이 녹록하지 않기에. 류현진 선수는 사우나 시간도 한치 오차없이 지키고 정말 칼같은 계획 루틴으로 매일을 살아간다고 한다. 중간을 찾아야한다. 내일부터는 계획 사이마다 여유 시간을 더 확보해봐야겠다.

    고강용

  • 하지만 인생은 사랑했던 두 사람을 갈라놓는 법. 너무나 부드럽게, 아무 소리조차 내지 않고서. 그리고 바다는 모래 위를 지우지. 하나였던 연인들의 발자국들을. 자크 프레베르의 <고엽>입니다.

    어제 성난사람들2와 하트시그널5를 봤다. 하나가 되기 위한 최적의 반쪽을 찾아가는 탐색전을 펼치는 핱시의 인물들이 결국 성난사람들에 나오는 젊은 사기치는 커플의 현실적인 한계 및 조건을 돌아보는 시기를 거쳐 큰 소리내지않고 곧 갈라질 듯한, 금방이라도 지워질 것만 같은 모래 위 발자국같은 컨트리클럽의 부부가 되어버리는 게 자연스러운 인생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

    고강용

  • 수영을 배우는 목적이 '수영을 잘하는 것'이 었다면 저는 일찌감치 나가떨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수영을 배우는 본질을 저는 '땀 흘리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수영선수가 될 것도 아니고 빨리 상급반으로 올라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 강사에게 잘 보일 이유도 없었고요. 그러니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죠. 중급반에서든 초급반에서든, 멋있게든 어색하게든, 땀을 흘리는 것, 이것이 수영의 목적이었으니까요. 이렇듯 본질이 무엇인가에 따라 제 안의 흔들림이 달라집니다.

    헬스를 1주일에 최소 4회는 가고 있다. 이번주는 월화수를 가고 목금토는 쉬었다. 일년 가까이 배우며 나에 대해 기대가 생긴 피티쌤은 다음주 수업을 잡는 카톡을 보내며 3일 연속 안나온 것에 대한 실망을 표출했다. 최소 주4회를 하고 따라오는 몸의 변화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목적이었는데 언제부턴가 피티쌤에게 실망시키지 않는 게 우선의 목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피티쌤 말을 들으면 몸이 눈에 띄게 좋아지긴 한다. 딜레마다. 그래도 본업에 지장가지 않는 선을 지켜야한다. 주5회는 좀 피곤할 때가 있다. 일단 주4회를 채우기 위해 점심 전에 헬스를 가야겠다.

    고강용

  • 미국에서 받았던 교육의 경험은 바깥에 기준점을 세워놓고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마다 그 사람 안에 있는 고유한 무엇을 끌어내는 교육이었다고 이야기한 것이죠. 제가 뉴욕에서 공부할 때 느낀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집어넣으려고 하지 않고 학생들이 가진 것을 학생들 스스로 뽑아내도록 애썼습니다.

    한 선배의 말씀 중 ‘너가 아닌 걸 하면 결국 다 티가 난다.‘ 여전히 나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다. 책읽고 쓰는 것도 나를 알아가는 길이지만, 사람들과의 대화도 매우 큰 도움이 됨을 느끼는 요즘이다. 첫인상이 불편했거나, 오랜만에 만나면 난 상당히 삐걱거리는 사람이다. 그럴 때마다 발견되는 내 모습이 싫지만 그게 나인 걸 어쩌겠나. 그 나름대로 장점이 있고 매력이 있겠거니 받아들인다.

    고강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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