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오역하는 말들

황석희

데이원 멤버 2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4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그 누구에게도 정의되지 말자. 특히나 내게 무가치한 사람이 하는 좋지 않은 말에는 더욱. 그들에게 정의되지도, 한정되지도 말자. 나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이며 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누군가의 의견을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나를 가장 잘 알고,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하자.

    스스로를 부정하고 싶어질땐 주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들이 옆에 있는 것을 상기하면 무가치한 사람들의 평가따윈 한 귀로 흘릴 수 있다.

    백채린

  • 그깟 모양새 좀 안 예쁘면 어떤가 싶어서. 자막의 질을 떨어뜨리면서까지 모양새에 집착하는 건 원문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점에 있어 의도적인 오역과 다를 바가 없다. 젊어서 부린 객기라 지금 떠올리면 창피하고 우습기도 하지만 그깟 일에 광기어린 집착을 보이던 파릇파릇한 번역가의 혈기가 그립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그런 객기와 집착은 지금 내 번역에 도움이 됐을까?

    나만 아는 디테일에 대한 사소한 집착을 완벽주의로 포장을 하게 되면 급격하게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다. 대학생때 과제를 미리 제출했는데도 불안한 마음에 꼭 마감 직전에 조금 고쳐서 다시 제출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다. 어느순간 그게 너무 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착을 포기하게됐다. 그치만 지나고보니 그것도 잘하고 싶었던 열정이였던거 같아 조금은 그리운 것 같기도 하다.

    백채린

  • "돈 받고 일하는 프로인데 오역을 내는 게 말이 되냐?"라는 말을 참 많이도 들 었다. 그런데 오역은 날파리 같다. 과장을 조금 보태 집을 완전 밀폐해서 진공 상태를 만들어도 여름엔 날파리가 생길 거다. 날파리는 거의 공기 중에서 자연 발생하는 것만 같다. 오역도 그렇다. 오역은 번역문에서 거의 자연 발생한다.

    통역 일을 하는건 아니지만 실수가 자연발화처럼 생겨난다는 점에서 내가 하는 일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일들을 하다보면 아무리 꼼꼼하고 열심히 하려고 해도 나도 모르는 곳에서 실수가 발생하고 이게 다음 사람한테까지 피해를 입힌다. 엄청 크리티컬한 일은 아니지만 년차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더욱 부담이 되는 것 같다. 그치만 오늘 자잘한 실수를 했다고 내일까지 의기소침해질 수는 없다. 내일은 진짜 완벽하게 일하는 하루를 보내야지

    백채린

  • 우리는 화낼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민족 특질인지, 속도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 분위기 탓인지 몰라도 우리는 늘 화 낼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화를 내진 못하고 집에서 이불만 차는 희한한 민족이다. 진의를 애써 감추고 있는 까칠하고 까다로운 문장을 번역할 땐 평소보다 많은 애정을 쏟아 원문을 살펴야 한다. 아무리 실력 좋은 번역가도 겉으로 보이는 문자만 보고 직역하다간 정반대의 오역을 내놓기 일쑤다. 남들은 오역하고 몰라주더라도 우리끼리는 좀 더 애정을 쏟아 서로의 원문을 살펴야 하지 않을까.

    요즘 보는 드라마에 세상에 언어는 사람의 수만큼 있다는 대사가 나왔다. 그만큼 같은 언어의 같은 말이여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오역하지않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조금의 애정과 통역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되는 것 같다.

    백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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