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굴레
R. 태가트 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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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그리고 일본인도, 그 이웃 나라 사람도 아니지만 일본에 대한 평생의 애정을 바탕으로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제3국의 사람이라는 점 때문에, 그의 시각은 감정 면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있고 분석 면에서 한발 깊게 들어가 있습니다.(옮긴이)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바라볼때,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역사책 중에서도, 자국민의 색채 없는 제3자가 쓴 책을 읽을때 눈을 반짝이게 된다. 그들의 책엔 과도한 올려치기와 내려치기가 둘 다 없어서 좋다. (중학생때 대동여지도를 보며 감탄하다가 성인이 되어 대동여지도가 그려질때 런던에서 지하철이 개통되었다는 사실을 접하였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올 한해의 나는 자만하지 않고, 현 상태를 이 책의 저자처럼 객관적으로 직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규환
예술은 (술과 더불어) 모순과 함께 살아야 하는 삶에 따라다니는 긴장을 풀어주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무래도 술이 몸에 잘 받지 않는 나는, 뭔가 현생과 멀어지고 싶을때 사진전을 간다. 뭔가 그 상황 속에 빨려들어가는거 같은 그 몰입감과 함께일때, 삶에 지쳐있고 항상 긴장중인 신경들이 풀리는 느낌을 받는다. 도피처라고 하긴 어감이 좀 그렇지만, 삶이 고될때 모든 생각을 잊고 빠져들수 있는 무언가가 꼭 필요하다.
최규환
수많은 일본문화에서 드러나는 적나라한 감정의 표현은 서양 사람이 보기에 불편하다. 요즘의 서양인들은 그런 감정을 있는 그대로가 아닌, 연기를 통해 표현하거나 혹은 반어법으로 포장되어 있을 때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즐긴다. 귀여운 아이들이나 사랑스러운 반려동물, 감상적인 러브스토리, 진지한 젊은이들이 온갖 역경을 뚫고 꿈을 성취하는 이야기 같은 것에 요란하게 열광한다. 서양 사람들은 이런 것이 현실세계에서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실세계의 아이들은 버릇이 없고, 반려동물은 키우기 지저분하며, 사람들은 서로를 이용해먹는다. 일본인들도 그걸 모를 리 없지만, 이들은 거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혹은 감동적인 이야기에 한바탕 눈물을 흘리는 데 적어도 현실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는다.
사실 난 남들 다보는 애니랑 먼 삶을 살았다. 어릴 때 티비는 EBS가 가장 끝채널이라 투니버스는 보지도 못했고, 짱구, 코난, 도라에몽, 진격거, 귀칼, 주술회전 중 하나도 본게 없다. 도쿄에 11박 여행을 갔을때도 남들 다 간다는 아키하바라에는 아는 캐릭터가 없어서 가지 않았다. 책에 묘사된 이유도 있겠지만, 진짜 전 세계에서 일본 애니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지, 좀 더 알아보고 싶다.
최규환
샐러리맨들은 회사와 일을 위해 자기희생을 불사할 정도의 열정을 보여야 했을 뿐 아니라, 이것이 핵심인데, 거기에 설득력을 부여하기 위해 그 열정을 스스로 믿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일본 단어가 마코토다. (중략) 일본어의 마코토에는 개인의 내적인 감정을 사회의 외부적 기대와 일치시키기 위해 강제로 끼워 맞춘다는 느낌이 있다. 샐러리맨은 스스로가 자기 목숨을 바쳐도 좋을 대의(회사)를 위해 싸우는 군인이라고 믿어야만 했다. 하지만 동시에, 결국 자신은 얼굴 없는 거대한 산업 기계 안에서 혹사당하는, 교체 가능한 톱니바퀴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자각도 함께 안고 살아야 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 즉 고도성장기의 회사원들에게 이런 마인드가 장착되어있지 않았더라면 빠른 성장이 가능했을까? 아니라고 본다. 국가, 가정, 개인 할 것 없이 성장에는 희생이 자연스레 동반되고 모두가 워라밸을 외치는 순간 그 집단은 정체 내지 후퇴기에 빠지는 듯 하다. 싸고 좋은 것, 적게 일하고 많이 벌기, 많이 먹고 적게 찌기(?) 같은 건 이 세상에 없다.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최규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전해온 글로벌 경제 시스템 전체가 미국 시장의 개방성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일본과의 경쟁에서 각종 산업이 차례로 무릎을 꿇은 뒤 미국이 자유 무역을 포기라도 한다면 그것은 글로벌 경제 질서가 붕괴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면 종전 이후 형성된 일본의 시스템도 무너지게 된다.
간만에 책을 읽다가 좀 소름 돋았다. 다들 뉴스를 보면서 관세를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고 와.. 저 사람은 진짜 미친 사람이다라고 한 번쯤은 이야기했을 것 같다. 관세를 매기게 된 단편적인 이유가 위에 담겨 있는듯 한데, 놀랍게도 위의 내용은 2025년이 아닌 1985년 시대상에 대한 내용이다. 일본이라는 단어만 중국으로 바꾸면 40년이 지난 현 시대상과 빼다박을 정도로 똑같아 보인다. 다만 더 심각한 점은 일본은 미국의 최우방국으로 협상과 타협의 의지가 강력했던 반면, 현재 중국은 지정학적 문제까지 갖고 있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역사는 확실히 반복되는 것 같다. 근데 이제 더 크게 돌아옴을 곁들인..
최규환
자이언츠에 쏟아진 애정이 얼마나 대단했는가 하면, 아침 도쿄의 출근길에 무수한 통근열차로 쏟아져 들어가는 샐러리맨들의 얼굴만 봐도 전날 자이언츠가 시합에 이겼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나 정부 부처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자이언츠의 광팬이 아니라면 조직에 부적응한다거나 혹은 그 이상의 의심을 살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야구라는 스포츠가 정말 직장인에게 적절한 스포츠가 아닌가 싶다. 이미 고된 하루를 마치고 온 사람이기에 끊임없이 자극을 주는 스포츠보다는, 적당히 한눈 팔다가 다시 봐도 맥락에 전혀 지장이 없고 월요일빼고는 매일 하는 그런 스포츠에 빨려들어감이 당연하다. 일본의 야구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이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하긴 그러니까 오타니, 야마모토가 나오는거려나?
최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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