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피플 기록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데이원 멤버들이 이 책에 남긴 기록 10개 중 최근 3개를 소개합니다.

최근 멤버들이 남긴 기록

  • 종은 누가 그걸 울리기 전에는 종이 아니다. 노래는 누가 그걸 부르기 전에는 노래가 아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도 한쪽으로 치워 놓아선 안 된다. 사랑은 주기 전에는 사랑이 아니니까.

    나는 오래 아껴두는 습관이 있다. 그렇게 꽁꽁 숨겨둔 것들은 대체로 그 상태로 늙는다.

    2026년 9월 9일

  • 그렇게 안을 들여다보라. 네 안의 또 하나의 너를 찾으라. 그러면 완성이 가까우리라.

    여러 각도에서 나를 뚫고 지나가는 것들, 각각 울리게 두면서 어긋나지 않게 하는 일. 반평생을 붙들었는데 아직 모르겠음. 다만 요즘은 모르겠다는 말을 좀 편하게 한다. 완성이 가까우리라는 말도 어쩌면 그런 뜻이 아닐까. 도착이 아니라 계속 맞춰가는 상태라는 거

    2026년 8월 31일

  • 우린 아주 열심히 공부한다. 우리의 마음을 지식들로 믿음들로 자료들로 또 세상의 이야기들로 채우려고. 그렇게 우린 인간의 생각들이 되어 버리고 그대신 우리 자신을 잃어 버린다.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 나는 동물에 미쳐 있었다. 동물도감과 공룡도감을 끼고 살았고, 지금도 어느 시대에 어디 살았는지 정도는 줄줄 나온다. 그때는 백 종 넘게 알았을 거다. 유치원에서 이런 수업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직각삼각형 두 개가 꼭짓점끼리 맞닿은 그림을 주고, 여기서 동물을 하나 그려보라고. 친구들은 대부분 나비를 그렸다. 나는 피라냐를 그렸다. 그건 재능이 아니라 그냥 나의 재고였다.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나를 채우고 있었던 것 뿐이라서 나비 대신 피라니아가 나왔다. 채워 넣은 게 아니라 원래 거기 있던 것들. 지식으로 믿음으로 자료로 세상의 이야기로 마음을 채우다 보면 정작 자신을 잃는다는 문장 앞에서 불현듯 생각났다. 요즘 나는 같은 그림을 받으면 남들이 뭘 그리는지부터 볼 것 같다. 순수하게 내 것들로만 차 있던 나는 어디로 갔을까.

    2026년 8월 27일

JOIN DAYONE

이 책을 읽고 있다면, 데이원에서 함께 읽어요

16기 멤버가 되면 하루 한 줄이 내 서재와 연속 기록으로 쌓여요. 프라이빗은 면접 없이 신청할 수 있어요.

16기 멤버십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