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채식주의자

한강

데이원 멤버 7이 이 책을 서재에 담았고, 13의 구절을 남겼습니다.

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산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그 웃음의 끝에 그녀는 생각한다. 어떤 일이 지나간 뒤에라도, 그토록 끔찍한 일들을 겪은 뒤에도 사람은 먹고 마시고, 용변을 보고, 몸을 씻고 살아간다. 때로는 소리내어 웃기까지 한다.

    시간은 어떻게든 지나가고, 아무리 힘든 일도 영원히 그 순간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그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강윤성

  • 아무것도 문제될 것 없었다. 사실이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언제까지나 살아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것 말고는 어떤 다른 길도 없었다.

    문제없이 흘러가는 삶을 바라면서도, 그게 전부인 삶은 재미없을 것 같다. 그래도 내일은 아무 문제 없었으면 좋겠다.

    강윤성

  • 난 몰랐거든. 나무들이 똑바로 서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알게 됐어. 모두 두 팔로 땅을 받치고 있는 거더라구.

    가만히 서 있는 것처럼 보여도, 모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지탱하고 있다.

    강윤성

  • 그녀는 계속해서 살아갔다. 등 뒤에 끈질긴 추문을 매 단 채 가게를 꾸려나갔다. 시간은 가혹할 만큼 공정한 물결이어서, 인내로만 단단히 뭉쳐진 그녀의 삶도 함께 떠밀고 하류로 나아갔다.

    버틴다는 건 제자리에서만 버티는 게 아니라, 시간과 함께 어디론가 흘러가면서 계속 살아가는 것 같다. 어디로 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 주도 잘 버텼다!

    강윤성

  • 구역질나게 했고, 숨을 쉴 수 없게 했다. 앞으로 오랫동안 자신이 작업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는 그때 했다. 단 한순간에 그는 지쳤고, 삶이 넌더리났고, 삶을 담은 모든 것들을 견딜 수 없었다.

    지친다는 건 계속해야 할 이유를 잃어버리는 순간 같다

    강윤성

  • 캄캄한 창밖으로 달려나가고 싶어. 그러면 이 덩어리가 몸 밖으로 뛰쳐나갈까. 그럴 수 있을까. 아무도 날 도울 수 없어. 아무도 날 살릴 수 없어.

    상황이 힘든 것도 있지만, 그 안에서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는 외로움이 더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강윤성

  • …어쩌면 꿈인지 몰라. 그녀는 고개를 수그린다. 무언가에 사로잡힌 사람처럼, 영혜의 귓바퀴에 입을 바싹 대고 한마디씩 말을 잇는다. 꿈속에선, 꿈이 전부인 것 같잖아. 하지만 깨고 나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지•••••• 그러니까, 언젠가 우리가 깨어나면, 그때는•••••

    1주일 만에 다 읽은 책. 그냥 틈날 때마다 읽었다. 자극적이고 뭔가 불쾌한 내용 속에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순간이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걸까. 아니면 꿈에서 깬 현실에서의 꿈꾸는 삶이 있는 걸까.. 결말의 여운이 남는다.

    박선민

  • 사실은, 그애를 은밀히 미워했다는 것을. 이 진창의 삶을 그녀에게 남겨두고 혼자서 경계 저편으로 건너간 동생의 정신을, 그 무책임을 용서할 수 없었다는 것을.

    처음엔 모든게 이해되지 않았는데, 몇 번씩 읽어보니 조금은 이해되려 한다. 사실 인혜도 삶을 탈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모든 걸 내려놓고 나무가 되려하고, 그렇게 되고 있는 영혜를 부러워했던 것 같다. 또 가족과 자신에게 짐을 안겨준 것에 대한 원망도 동시에 같고 있다.

    박선민

  • 그러나 그녀는 영혜를 버릴 수 없었다. 누군가 입원비를 대야 했고, 누군가 보호자가 되어야 했다.

    아무리 동생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내 남편과 몸을 섞은 동생에게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이 그녀를 옥죄인 것이 아닐까

    박선민

  • 그는 그 자리에 못 박혀 서서,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인 듯, 활활 타오르는 꽃 같은 그녀의 육체, 밤사이 그가 찍은 어떤 장면 보다 강렬한 이미지로 번쩍이는 육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몽고반점 파트는 정말 임펙트가 강렬했다. 영혜와 형부의 행동들은 우리가 아는 ‘사회’라는 곳에서 벗어난 사람들 같았다. 일반 사람이라면 당연히 안되는 것, 이상한 것인데.. 자신만의 의미로 합리화 시킨다.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선 그 통념을 따라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배척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박선민

  • 며칠 전 처제의 집에 다녀온 밤 그는 견딜 수 없는 충동의 힘으로 어둠 속의 아내를 안았었다. 신혼 때에도 아내에게 느껴본 적 없는 강한 욕망에 스스로 놀라며, 아내 역시 놀라게 했다.

    너무 폭력적이다. 불쾌함이 느껴지는 워딩이 더욱 저들의 상황을 잘 느껴지게 했다.

    박선민

  • 아내의 입이 벌어진 순간 장인은 탕수육을 쑤셔넣었다. 처남이 그 서슬에 팔의 힘을 빼자, 으르렁거리며 아내가 탕수육을 뱉어냈다. 짐승 같은 비명이 그녀의 입에서 터졌다. “비켜!" 아내는 몸을 웅크려 현관 쪽으로 달아나는가 싶더니, 뒤돌아서서 교자상에 놓여 있던 과도를 집어들었다. "여, 영혜야." 장모의 끊어질 듯한 음성이 살벌한 정적 위에 떨리는 금을 그었다. 아이들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이를 악문 채,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눈을 하나씩 응시하다가, 아내는 칼을 치켜들었다. "말려.....” "피해!"

    마치 영상을 보는 것처럼 실제감이 있어 빠져들어 읽었다.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버지라는 이유로 싫다는 걸 강요하고 폭력을 쓰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부모님이라면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주셨을 것 같다.

    박선민

  • 나는 비실비실 웃음을 흘리며 그녀가 따라 웃기를 기 다렸다. 하지만 그녀는 웃지 않았다. 내 얼굴을 올려다 보지도 않았다.

    하루 아침에 다른 사람이 된 듯한 부인의 모습.. 나라면 공허함과 두려움이 공존할 것 같다.

    박선민

START TODAY

이 책을 읽고 있다면, 한 줄 남겨보세요

하루 한 줄이 쌓이면 내 서재와 연속 기록이 됩니다. 무료로 시작할 수 있어요.

무료로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