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그은 책

호암자전

이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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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이 밑줄 그은 문장

  • 투자결정으로부터 1년이 되는 1984년 3월 말까지 64KD램의 양산 제1라인을 완성하기로 하고, 완성시한에서 역산하여 모든 일의 진행계획이 짜였고, 그 진척상황은 매일매일 확인되었다.

    얼마나 더 발전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모습을 과연 예상하셨을까 궁금하다.

    최석현

  • 더 들을 필요가 없었다. 역시 암이었구나. 가족들 앞에서는 태연했지만 내심으로는 착잡했다. 온갖 생각이 엇갈려 그날 밤은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조건 건강이다. 건강이 사라지면 내가 신경쓰던 모든 게 의미없어질 것 같다.

    최석현

  • 우리 민족에게는 유구한 역사에 갈고 다듬어진 많은 미풍양속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자랑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과 더불어 그 미풍양속을 우리는 급속히 잃어가는 실정에 놓여 있다.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하면서 지킬 건 지켜야하지만 그에 맞게 버려야 하는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석현

  • 재정난과 내분으로 운영난에 빠져 있던 성균관대학교의 인수도 인재 육성을 위한 문화재단 사업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성균관대학교는 종합대학으로서는 문과계에만 치우쳐 있었다. 운영의 정상화와 함께, 이공계 교육의 거점으로 과학관을 신축, 기증하였다. 재단에서 운영한 지 10년 동안에 성균관대학교는 비약적 발전을 이룩하였다.

    어찌보면 기업과 국가를 위한 자기계발인데 매우 중요했던 투자였다고 생각한다.

    최석현

  • 자금을 빌리는 처지일망정 나는 고객이다. 한국의 기업이라고 하여, 혹은 한국 사람이라고 하여 수모를 겪으면서까지 상담을 진행시킬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나가 본부장은 계속 나를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면회를 거절했다. 그가 여섯 번째 찾아 왔을 때 비로소 그와 만나는 것을 허락했다. 미쓰이의 마진은 이러한 곡절 끝에 3%로 낙착되었다.

    약간 을의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필요는 없다. 항상 다른 선택지를 염두에 두고 있어야 철저한 을의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

    최석현

  • 일본은 농업 인구가 총인구의 31%를 차지하지만 GNP상의 농업 생산액은 17%에 불과하며, 세계에서 농업국으로 널리 알려진 덴마크도 역시 17%로 농민의 다수가 공업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완전히 공업화한 미국과 서독은 GNP상의 농업 생산액 비율이 각기 4%와 7%로, 장차 농업이 확대된 국민 경제에서 차지할 위치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농촌을 구제하는 길은 오히려 과감한 외자 도 입에 의한 공업화를 통해서만 가능함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선순위의 중요성

    최석현

  • 이런 의미에서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의 생활주변에는 빈곤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려는 경향이 너무나 짙다는 점이다. 우리는 오랜 세월을 두고 빈곤에 시달려 왔다. 그 때문인지 사회규범이나 가치판단의 기준을 빈곤과 결부시켜 빈곤을 청렴과 혼동하고, 오히려 이를 자랑하는 사조와 함께, 마치 폐의봉두가 청렴의 상징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같이 못사는 것보다는 서로 노력을 통해 잘사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최석현

  • 이와 함께 호남비료에 투자했던 14억 환의 주식을 비롯하여 시중은행의 내 소유주 전부가 정부에 환수 되었기 때문에, 나는 모두 150억 환을 국가에 바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러나 동요되기보다는 담담했다. 달리 생각해 보면, 그 당시 국부의 규모로 보아 개인재산으로는 너무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시절 국민들의 의식 속에 아직 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제대로 자리도 잡기 전인데 너무 빨리 부를 성취했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나의 재산은 부당한 방법에 의해 불어난 것이 아니고 정당한 기업활동에 의해 축적된 것이다.

    과연 자본주의에서 과도한 부를 축적하는 것이 죄일까?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축적하면 당연히 제재가 필요하겠지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한다면 문제없다는 생각이 든다.

    최석현

  • 박 의장을 두 번째로 만나, 경제인들에게 벌금 대신 공장을 건설케 하여 그 주식을 정부에 납부케 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나의 제안은 최고회의의 의결을 거쳐 투자명령이라는 법령으로 실현되었다. 한국 경제의 장래에 대해 한 가닥 안도와 희망을 갖게 되었다.

    잘나갈 때의 흐름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기에 잘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최석현

  • 후일 한때, 삼성은 소비재 생산으로 치부했다는 비난 섞 인 말을 듣기도 했지만, 한 나라의 산업발전에는 역사에서 보듯이 단계적으로 굳혀가는 발전의 과정이 있다. 초기에는 일상생활의 필수품을 자급자족하는 소비재산업•경공업을 육성함 으로써 기술(인적 능력)과 경험과 자본을 축적하고, 그 기반 위에 고도의 기술과 거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중화학공업이나 전자 등 고도기술 산업으로 점차 이행해 가야 한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의 삼성을 보면 그만큼 성장한 데에는 충분한 내실을 다지는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진 것이겠다.

    최석현

  • 조흥은행주의 55%를 매입했고, 홍은 신탁부에서 상은주를 33%가량 갖고 있었으므로, 결국 4개 시중은행주의 거의 절반이 삼성 소유가 되었다.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다. 해마다 새뱃돈이 조흥은행으로 입금되곤 했었는데 현재 내 주거래 은행인 신한은행에 합병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최석현

  • 미국에서 오래 생활했던 이 박사로서는 정부가 시중은행을 소유한다는 것에 의문을 갖고 있었다. 금융기관을 경제적 기준에 입각하여 운영하는 데 지장을 준다는 판단에서였다. 은행에 민간의 개척적인 지혜와 경쟁적인 활력을 도입하여, 사채나 귀금속 등에 쏠리는 시중의 자금을 예금으로 흡수함으로써 산업자금의 공급을 원활히 하는 금융기능의 정상화야말로 한국경제 발전의 대전제가 된다는 것이 이 박사의 신념이었다.

    정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나라의 경제에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최석현

  • 나의 공장이 그래서는 결코 안 되겠다고 생각하였다. 우선 그들이 숙식할 기숙사에는 최상급의 쾌적한 시설을 갖추도록 하자. 이렇게 굳게 마음먹고 전관에 스팀난방을 설치했다. 요즘은 흔하지만 공장 내의 스팀난방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요즘은 웬만한 중견기업, 대기업들은 직원들에게 훌륭한 복지를 제공하지만 이 시절엔 정말 환경이 열악했을텐데 그럼에도 직원들을 위해 최상급의 시설을 지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최석현

  • 나의 메모 버릇은 이때 이미 몸에 배어 있었다.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은 버려버리지만, 오래 계속되는 일이나 장차 언젠가는 쓰일 것은 가끔 정리하여 다른 수첩에 옮겨 적어 놓는다.

    최근들어 메모의 필요성을 크게 느낀다. 기억해야할 건 많아지고 뇌는 퇴화됐다. 원래 안쓰던 캘린더도 꽉꽉 채우는 요즘이다.

    최석현

  •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일각에는 기업가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사람들이 있다. 기업가가 큰 뜻을 세워 사업보국의 사명감을 갖고 새 일을 착수해도 한쪽에선 사시의 눈으로만 보고자 한다. 기업가들은 탐욕에 빠져 부도덕한 일을 한다고 헐뜯으며 비판하려 드는 것이다.

    뭐가 됐든 편협한 시각은 좋지 않다. 가끔씩 부도덕한 기업가도 있겠지만 그렇게 따지면 어떤 직종이든 그런 사람들은 존재할 것이다.

    최석현

  • 시제품으로 당일 생산된 1만 458근(6,300kg)은 부산시 부평동의 총판에 근당 100환에 판매했다. 우리 손으로 만든 설탕이 처음으로 국내시장에 선보였던 것이다. 당시 설탕의 수입가격은 근당 300 환 정도였으므로, 외국제 값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50년대에 외국산과 품질이 다름없을 정도로 노력해서 나온 결과물을 처음에 소비자들에게 의심받을 정도로 싼 가격에 선보였다는 것을 보면 진정한 기업가라는 생각이 든다.

    최석현

  • 회사의 흥망이 걸린 중대한 문제였으므로 사내에서도 회의를 거듭했지만, 적극적으로 명확한 의견을 말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모든 책임을 지고 최종적인 결단을 내리는 것은 최고책임자의 임무다. 이때 깊은 고독감에 사로잡히면서도 숙려해 끝에 일대 용기를 내어 제조업 투자에 대한 최종 결단을 내렸다.

    전설의 시작

    최석현

  • '삼성'의 '삼'은 큰 것, 많은 것, 강한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다. '성'은 밝고 높고 영원히 깨끗이 빛나는 것을 뜻한다. 크고 강력하고 영원하라.

    결과론적일 수 있겠지만 묵직하고 멋있는 작명이다.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있을까. (참고로 삼성전자 1주도 없습니다)

    최석현

  • 청년의 실패야말로 그 자신의 성공의 척도다. 그는 실패를 어떻게 생각했는가, 그리고 어떻게 거기에 대처했는가, 낙담했는가, 물러섰는가, 아니면 더욱 용기를 북돋아 전진했는가. 이것으로 그의 생애는 결정되는 것이다.

    문제를 틀려야 오답노트를 만들 수 있고 다음에 정답을 맞출 수 있다.

    최석현

  • 헛되게 세월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무엇인가 남는 것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헛되게 세월을 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 훗날 소중한 체험으로 그것을 살리느냐에 있다.

    뭐라도 해보려는 요즘 나에게 위로같은 말이다.

    최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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